오늘 다룰 기기는 아이패드 10세대입니다.
아이패드 10세대는 애플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한 아이패드 제품입니다. 아이패드 최하위 제품군을 맡고 있던 아이패드 9세대의 후속작으로 기본형 아이패드 라인업의 최신제품입니다.
속칭 '거지패드'라고 불리던 아이패드 기본형 제품군은 이젠 더 이상 호락호락하게 '거지'라고 불려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제품이 과연 누구에게 쓸만한 제품인지, 구매할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특징
아이패드 10세대는 속칭 '사골'로 불리던 기존 아이패드 9세대의 폼펙터에서 벗어나,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1세대부터 이어져오던 각진 디자인의 아이패드 폼펙터를 물려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전세대 대비 넓어진 10.9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갖게 되었으며, 7년 동안 우려먹던 같은 디자인의 기본형 아이패드의 디자인은 드디어 끝나게 되었습니다.
후술 하겠지만 이 제품은 사실상 아이패드 에어 5세대로부터 이것저것 너프시킨 제품으로, 이전세대 기본형 아이패드의 업그레이드라고 보기엔 참으로 어려운 제품입니다.
변경된 점
AP는 전통적인 기본형 아이패드 답게 출시된지 2년이 지난 플레그십 AP인 A14 Bionic이 탑재되었으며, 이전 세대 대비 CPU 20%, GPU 80%의 성능향상을 이뤄낸 제품으로, 전반적으로 아이패드 에어 4세대와 동일한 성능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램은 드디어 LPDDR4X 4GB램이 탑재되어, 이전 세대보다 1GB 늘어난 용량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Wifi 6을 지원하며, 블루투스 5.2 또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셀룰러 모델의 경우 아이패드 에어 5세대와 동일한 수준으로 대역폭을 지원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패드 5세대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신다면 전반적인 성능향상은 지금까지 기본형 아이패드가 받아왔던 업그레이드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상당히 합리적인 업그레이드로 보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문제점은 그 외의 것에 있습니다.
왜 욕을 먹는가?
아이패드 10세대는 하드웨어 성능 향상을 이뤄냈고, 네트워크와 근접통신 체계 역시 상위 제품군과 동일한 수준의 향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튜브 등의 매체를 접한 여러분은 이 기기가 다방면에서 비판받고 있음을 알고 있죠.
아이패드 10세대는 7년만에 변경된 디자인과 A14 Bionic칩의 성능이 무색하게, 많은 점이 여전히 뒤 쳐 저 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께서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 10세대는 가격, 디스플레이, 지원하는 애플펜슬, 액세서리 등 여러 방면에서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먼저 가격입니다. 지난 아이패드 9세대의 출고가는 원화 기준 449,000원, 달러 기준 329달러였습니다. 반면 10세대의 경우 원화 기준 679,000원, 달러 기준 449달러로 원화 기준으로는 무려 50% 이상의 가격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달러 기준으로도 120달러라는 적지 않은 가격이 상승하여 과연 이 기기가 교육용, 입문자용 엔트리 아이패드로서 적합한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가격입니다.
또한 디스플레이 역시 수많은 사용자들이 요구했던 라미네이팅 적용, 반사반지 코팅 적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표면적으로는 라미네이팅의 적용이 디스플레이 손상 시 교체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이유를 제시하지만 사실 이는 급나기를 위한 요소에 불과합니다. 라미네이팅의 경우 이미 수많은 스마트기기에 보편화되어 중국제 태블릿 PC에도 대부분 적용되어 있으며, 반사방지 코팅의 경우 정말 대부분의 기기가 이미 적용된 기술로 애플이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가격에 따른 급나누기를 위한 고의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여전히 DCI-P3색 영역을 지원하지 않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애플펜슬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1세대를 지원하며 많은 사용자들이 실망하게 만든 요인입니다. 비록 폼펙터 자체는 애플의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와 같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펜슬은 여전히 1세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미 출시된지 7년 된 펜슬을 지원하는 사실과 별개로, 애플펜슬 자체의 휴대성과 활용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10세대 아이패드에서 애플펜슬을 충전하기 위해 사용자는 c t0 c 케이블과 애플펜슬을 위한 전용 커넥터까지 휴대해야 배터리가 부족할 때 충전하고, 아이패드에 애플펜슬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애플은 표면적인 이유로 이전 세대 사용자가 사용하던 1세대 애플펜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대로 1세대 애플펜슬을 지원하게 하였다는 이유를 제시하지만, 사용자는 케이블과 커넥터를 휴대할 필요가 생겼으며, 무엇보다 2세대 애플펜슬의 자석 부착 방식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에 대해선 기기 상단에서 측면으로 이동한 Facetime 카메라 때문에 애플펜슬 부착 부품을 넣지 못해 1세대를 지원하게 되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2세대 애플펜슬을 지원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기기 외 적인 문제점으로 전용 액세서리 호환성의 문제점입니다. 아직도 1세대 펜슬을 지원하는것이나, 펜슬 커넥터가 12000원을 받아먹는 것과 별개로 전용 부착형 키보드인 Magic Keyboard Folio가 무려 380,000원이나 하는 가격으로 출시한 것입니다. 물론 기존의 애플 키보드 폴리오 제품의 가격들을 아시는 분들은 뭐가 새삼 놀랄 일이냐, 기능 키가 붙어있으니 나름대로 쓸만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오직 아이패드 10세대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다른 상위 제품에서 이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동시에 기존에 출시된 그 어떤 아이패드 키보드 폴리오도 10세대에선 사용이 불가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기기 후면에 붙어있던 아이패드 에어, 프로 시리즈와 다르게 아이패드 10세대는 기기 측면으로 스마트 커넥터가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 아이패드 기본형의 키보드를 소유하고 있던 유저들이나 아이패드 에어, 프로 시리즈의 키보드를 소유했던 유저들 모두 10세대 아이패드를 구매하면 기존 액세서리를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 구매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는 애플의 1세대를 재사용한 명분과 완전히 상충되는 요소로, 아무리 보더라도 새 액세서리를 구매하게 유도하는 요소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자석 부착식 케이스 역시 후면 자석의 위치가 아이패드 에어시리즈와 다르기 때문에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총평: 그래서 사, 말아?
아이패드 10세대는 정말 여러모로 아쉬운 제품입니다. 여러 단점들을 끌어안고 쓰기에는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버렸고, 그렇다고 이 제품이 쓰레기라기엔 여전히 좋은 성능의 제품입니다.
아이패드 10세대가 만약 기존 9세대와 같은 가격으로 출시되었다면, 달라진건 폼펙터와 매년 바뀌던 사양 정도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주 매력적인 가격을 지닌 제품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10세대 아이패드는 많은 사용자가 희망하던 보급형 기기 가격으로 출시되지도 않았거니와, 많은 사용자가 업그레이드가 되길 바랐던 것들 모두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이 쓰레기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기에는 여전히 기기 자체의 사양은 위 영상에서 말하듯 같은 가격대에서 최상위 수준이며, 쓸만한 기능들 모두 마음에 들진 않지만 탑재되어 있습니다. 아마 다른 불편한 요소들-펜슬과 액세서리-와 별개로 갑자기 급격하게 오른 제품의 가격이 이 제품을 비판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일 것입니다.
애플이 이 제품의 가격을 679,000원이란 고가에 출시한 것은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이패드 10세대에서 실망한 사용자들이 아이패드 에어를 구매하게끔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는 확실한 급나누기를 하여 원래 애매한 위치의 제품군으로 평가받던 에어시리즈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팀킬을 방지하기 위함으로도 보입니다.
저는 이 제품이 앞으로 애플의 기본형 아이패드에서도 마진을 많이 남기겠다는 예고로 보입니다. 또 한 해가 지나면 아이패드 11세대가 출시할 것이고, 그때쯤이면 아직 애플이 단종시키지 않고 남겨놓은 9세대 아이패드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아이패드 제품군이 6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들이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불합리한 요소들이 많은 기본형 아이패드를 구매하던지, 아니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를 구매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애플의 마진이 넉넉하게 남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추천할 만한 대상은 없습니다.
학생이 사용하기에는 꽤나 만족스러운 기능과 성능의 제품이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비쌉니다. 만약 구매하시는 분이 학생이라면 아직 남아있는 9세대 아이패드를 구매하여 돈을 아끼시길 바랍니다. 학생에게 18만 원의 가격 차이는 정말 큽니다. 아낀 돈으로 애플펜슬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구매하시는 분이 학부모라도 여전히 9세대를 추천합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기능이 같은데 학생이 사용하기엔 9세대 아이패드는 아직까지도 충분한 기능과 사양을 갖추고 있는 동급 최강의 가성비를 갖춘 기기입니다.
그 외에 학생이 아닌 입문자로서, 또는 그냥 아이패드가 사고 싶고 필요한 일반인이라면 이 애매한 아이패드 보다는 차라리 돈을 더 지불하고 성능이 우월하고, 액세서리 호환성이 좋은 아이패드 에어 5세대를 구입하거나, 아이패드 9세대를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가장 저렴한 아이패드도 가장 높은 사양의 아이패드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을 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더 높은 사양의 비싼 제품이 좋은 것과 더 만족스러운 디자인이 소비욕을 이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의 심리적 만족과 요구사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생각하여 합리적인 판단으로 제품을 구매하시길 바라겠습니다.